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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아름답고 정확한 글쓰기란 무엇일까

rhyshan

고종석의 문장, 아름답고 정확한 글쓰기란 무엇일까


이 책은 문장가 고종석의 글쓰기 강의를 녹취정리한 것으로


글쓰기의 기본에 대해 정직하게 묻는다.



'바르게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책을 폈고


글쓰기를 대하는 글쓴이의 신중한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바른 글쓰기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고종석의 문장 - 10점
고종석 지음/알마
고종석의 문장 2 - 10점
고종석 지음/알마




실전05

할 말이 더 없으면 차라리 포기하고 거기까지만 쓰든가, 아니면 다른 글을 써야 한다.


실전07

관형사 '그'의 남용은 압도적으로 유럽어 정관사 때문에 한국말에 생겨난 것.

그러니 필요 없다고 생각되면 지워라. 없어도 말이 통한다 싶을 땐 빼라.

이게 한국어다운 문장의 원칙이다, 라고 마음에 새겨라.


실전09

"나는 개인적으로 노무현 씨가 후보로 뽑히기를 바란다" → "나는 노무현씨가 후보로 뽑히기 바란다"

'뽑히기를'에서 '를'은 격조사라 할지라도, 그게 없이도 말이 통한다면 삭제하라. '개인적으로'는 필요 없는 말.

간결함 때문에 명확성이나 섬세함을 잃어서는 안되겠지만, 좋은 문장의 특징 하나는 간결함이다.


실전10

필자가 독자로 상정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거라 생각되는 사람은 소개를 해줘야 한다.

다짜고짜 이름을 적는 것, 이런 식의 불친절은 글쓴이의 커다란 악덕이다.

아주 불친절하고 나쁜 습관이다. 글 쓰는 사람의 허영을 드러낸 것.

글을 읽는 대상을 고려하라. 이건 '허용되지 않는 허영'이다.


실전11

'아, 기분이 더럽네' → '마음이 불편하다'

이는 절대 글에서 써서는 안 될 표현. 격앙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

글의 기품을 떨어뜨리는 짓. 표현을 약화하라.


실전12

아무리 생생할지라도 천박한 비유를 하지 말라.

글 읽는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고 글쓴이의 기품을 떨어뜨리는 표현이다.


실전13

'껄껄', '깔깔' 의성어의 경우, 양성모음을 사용해서 여성성을 드러내고 음성모음을 사용해서 남성성을 드러낼 수 있다.


실전14

남자주인공이 브래드피트, 여자주인공이 안젤리나 졸리?

존 스미스 역을 맡아 연기를 한 배우가 브래드 피트고, 제인 스미스 역을 맡은 배우가 안젤리나 졸리.


실전15

잘난 척하기 위해서 쓴 글. 그런 글은 쓰지 말라. 쓰고 나서 후회한다.


실전16

객관적인 글에서, 많은 독자가 보는 글에서 자기 처지와 주관에 따라 호칭을 하면 안된다.

또한, 신문 글에서 '우리나라'라는 표현은 반드시 '한국'이라고 써야 한다.

저널리즘은 특정한 국적의 사람들에게 개방된 것이 아닌, 모두에게 개방돼 있는 것.

말을 그렇게 할 수도, 블로그에 그렇게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저널리즘 글에서는 그런 주관적 표현을 피해야 한다.







실전02

"그들은 말한다: 프랑스를 보라, …. 그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글쓰기 교육을 철저히 시킨다. 프랑스를 보라, …. 프랑스를 보라."

'프랑스를 보라'가 너무 많다. 원고 매수를 채우기 위해서 계속 무리를 한 것. 원고 매수는 채울 수 있겠지만, 글이 아주 못나 보인다.


콜론을 쓰셨는데, 꼭 필요할까요?

지금 다시 쓴다면 마침표를 찍겠다. 왜냐하면 아직 한국어에 콜론과 세미콜론은 그다지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으니까.

이것도 일종의 잘난척이다. '나는 이거 쓴다니까! 니들이 안쓰는 이런 구두점도 난 쓴다니까.' 하는.


실전03

"셋째, 이상하게도,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프랑스어 능력이 의심스럽다. 프랑스어로 편지나 한 통 미끈하게 쓸 수 있을까 싶은데, 프랑스에 대해서는 할 말들이 많다. 그들은 프랑스에 대한 그런 '정보들'을 어디서 얻는 것일까?"

<프랑스를 보라?>에서 잘난 척은 바로 이 제일 마지막 문단에 있다. '프랑스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들이 프랑스에 대해 아는 체하네?'하고 잰다는 느낌을 준다.

조금만 예민한 사람이라면, 이 문장에서 어떤 역겨움 같은 것을 느낄 것. 이런 문장은 쓰지 말라.


실전04

한국어 보조사 '는'.

조사 중에서 보조사라는 것은 뉘앙스를 세밀하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때는 군더더기가 되어버린다.


실전05

'거기에 있다' → '거기 있다'

'거기'는 대명사. '에'는 조사. 처소격 조사. '거기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때 '거기'는 부사.

한국어는 명사나 대명사가 부사를 겸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꼭 명사나 대명사로 여기고 조사를 붙이면 신경증 환자의 글 같은 느낌이 난다.

그러나 한자어가 올 때는 약간 다르다. '작년'이란 말은 부사적으로 쓸 수 없다.


실전06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일부 언론이 사용하고 있는 '30년 동안의 삼김시대'라는 말이 사실과 부합하느냐 하는 것이다."

→ "내 관심은 일부 언론이 사용하는 '30년 동안의 삼김시대'라는 말이 사실과 부합하느냐 하는 데 있다."

멀쩡한 문장 같지만 오문에 가깝다. '것이다'라는 말은 되도록 안 쓰는 게 좋다.

'~하고 있다', 영어의 현재진행형을 번역해놓은 것 같은 표현은 쓰지 말라.


실전07

'나는 그 일을 두 달 동안 했어' → '나는 그 일을 두 달 했어'

쓸데없는 '동안'은 무조건 빼라.


실전08

죽은 사람에게는 '씨'를 붙이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안 붙이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가 또 있다. 스포츠 선수, 연예인, 외국인, 예술/문학비평.


실전10

'자기' 뒤에는 '의'가 없어도 된다. 그러나 '자신' 뒤에는 있어야 한다.

대칭이 무너진 느낌이 난다면 '자신의'는 '자기'로 바꿀 수 있다.


실전11

'의'를 과도하게 생략하다 보면 수식관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말놀이가 아니라면 중의적 표현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


실전12

지하철'을' 타다? 지하철'에' 타다.

언어감각에 달린 것이긴 하지만, 자동사로 쓰는게 자연스럽다.

문어와 구어가 가까운 건 좋지만, 완전히 구어와 똑같아지면 미적으로 덜 세련돼 보일 수 있다.


실전13

대립되는 두 소재에 대해 글을 쓴다면, 비슷한 분량으로 균형을 맞추는 게 좋다. 글의 짜임새는 중요하다.


실전14

헌법을 개정한다고 해서 무조건 공화국 숫자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왕정복고 이후에 다시 공화정이 수립됐다거나 헌법이 근본적으로 바뀐다거나 해야 공화국 숫자가 바뀐다.


실전15

'대신에'는 명사+조사로 부사어. '대신'은 말 자체가 부사로 쓰이기도 함. '대신'으로 될 것을 '대신에'로 쓸 필요는 없다.

같은 뜻을 지닌 표현은 간결할수록 좋다.


실전16

'자신의 역량' → '자기 역량' → (약간의 하대를 해도 된다면) '제 역량'


실전17

'학술서적의 경우엔' → '학술서적에는' 혹은 '학술서적은'

'학계의 선배' → '학계 선배'

'또 발문의 경우도' → '발문도'


실전19

한 문장의 종속절과 주절에서 '그들이'가 두 번 나왔다.

둘 중 하나는 빼는 것이 좋다. 어떤 것이든.


실전20

법정이 '죄'로 선언했다는 문장에서, '죄(sin)' → '범죄(crime)'

범죄라는 건 넓은 의미의 죄와 달리 형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들, 형법이 제재하는 행위들.


실전21

철학'에 의해' 이끌리는 조국 → 철학'에' 이끌리는 조국

한국어 수동태에서 '의해'라는 말은 되도록 쓰지 말라. 외국어 냄새가 주 짙게 난다.


'국기에 대한 경례'의 '대한'

우선 바른 말. 경례는 명사이므로, 이를 수식해 주기 위해 '대한'이 있어야 함.

즉 'ㄴ'이라는 관형어 표지가 있어야 '경례'를 수식할 수 있다.

국기는 무정명사니까 '국기에 경례합시다'라고 해야지 '국기에게 경례합시다', 이건 안됨.


실전22

'나로서는' 보다는 '나는'

'결단을 내리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 '결단을 내리기 더 어려울 것이다'

거듭 강조. 어떤 조사든, 주격 조사든 목격적 조사든 보조사든, 빼도 의미를 흩뜨리지 않는다면 빼라.

간략함, 간결함, 그게 좋은 문장의 미덕.


실전23

어떤 시기, 시점을 드러내는 말 다음에 '에'가 붙었을 때, 그 '에'를 빼도 말이 통한다면 '에'는 빼는 것이 좋다.


실전24

"광신에 대한 깔끔한 정의 가운데 하나는 진리에 대한 무시무시한 사랑이다."

→ "광신에 대한 깔끔한 정의 하나는 진리에 대한 무시무시한 사랑이다."

항상 강조하는 깔끔함, 간결함.


실전25

'그렇게 철없게' → '그리 철없게'

끝이 비슷하게 끝나는 말을 반복하지 말라. 글이 아주 추레해 보이고 못쓴 글처럼 보인다.


실전26

'진부함'과 '상투성'을 나란히 쓰셨는데, 두 단어에 차이가 있나요?

거의 뜻이 비슷한 말을 거푸 썼다. 나쁜 버릇. 하나는 빼는 것이 좋다.







실전01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의 평화)는 전쟁을 일용할 양식으로 삼고 있다."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말 뒤에 '미국의 평화'라는 말을 괄호로 묶어 병기했다.

굳이 그리한 이유는 뒤에 나오는 '전쟁'이라는 말과 대비해, 아이러니다, 이걸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실전02

'끼얹음으로써' → '끼얹어', '부추김으로써' → '부추겨'

제1명사형 다음에 '으로써'를 붙이는 것보다 제1부사형으로 쓰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야당과 보수적 언론' → '야당과 보수 언론'


실전03

'중세로의 시간 여행' → '중세여행'


보통 앞에 어떤 말이 있으면 바로 뒤의 주어는 생략하는데, 선생님처럼 관형어를 꼭 써야하는가?

명백히 주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경우에는 생략해도 된다. 그게 오히려 더 한국어답다.


실전06

'되풀이 거치고' → '되풀이해서' 혹은 '거듭'

'되풀이하다'라는 말은 있지만 '되풀이' 자체가 부사로 허용되진 않는다.


실전07

'특별히 편애하다' → '편애하다'

간결성은 문장의 미덕. 의미가 변하지 않는다면 간결한 문장이 좋다.


실전09

'국민', '시민', '도민', '인민'.

이런 말 뒤에 '들'을 붙이지 말라. 단어 자체에 집합적 의미가 있다.


'우리들은', '우리는'도 두 가지 모두 쓸 수 있나요?

그렇다. 둘 다 1인칭 복수.


실전11

"군사 쿠테타의 가능성을 도려냈다는 커다란 공을 세웠다."

'도려냈다는 공' → '도려내는 공' 혹은 '도려낸 공'

굳이 인용 형식으로 쓸 필요가 없다.


실전12

'군대의 문민 통제'는 일본식 말.

'문민 통제' → '민간 통제(civilian control)'


실전13

"문학적 발언들이 아니라 정치적 발언들이었다" → "문학적 발언이 아니라 정치적 발언이었다"

'들'을 계속 쓰는 것도 일종의 번역 문투.


실전15

언급하기 싫을 때는 에둘러서 표현할 수 있다. 필자는 그럴 자유가 있다.


실전16

'정당화되기' → '정당화하기'

이를 다시 '정당화시키기'로 고칠 수 있겠지만 이런 표현은 쓰지 말라.

수동 형태 표현은 되도록 피하라. 그게 대세. 한국어답지 않다는 공감대가 생겼다.


실전19

'노동신문' → '로동신문'

어색하지만 이북에서 실제로 쓰이는 말, 특히 고유명사라면 이북식 맞춤법을 따라주는 것이 좋다.

고유명사가 아닌 경우에는 따라줄 필요가 없다. 또 실전15에서 말했듯, 입 밖에 내기 싫은 표현은 돌려 말하면 된다.


실전20

"대형 기념물들은 공동체의 보편적 가치와 집단적 기억을 응축함으로써 그 사회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다."

→ "대형 기념물들은 공동체의 보편 가치와 집단 기억을 응축해 사회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다."


실전22

'의미 가운데 하나가' → '의미 하나가'


여기서 '가운데'를 '중'으로 바꾸면?

모두 번역 문투. 굳이 써야 한다면 한자어보다는 고유어인 '가운데'가 낫다.


실전23

'말로 전해지는' → '전해지는'

볼테르의 어떤 저서에도 이 말은 나오지 않고, 친구와 주고받은 서신에 이런 말을 썼다고 전해진다.

확인을 반드시 하거나, 확인이 안 된다면 이처럼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거나 아예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틀린 말을 하는 것보다는 말을 안 하는 것이 좋다.







한글본, 한글판, 한글번역판, 한글번역본?

한글로 번역한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 한글로 전사하는 건 가능하지만 한글로 번역할 수는 없다.

'Ti amo'를 '띠 아모'라고 쓴다고 해서 이탈리아어가 아닌 건 아니다. 문자와 언어 사이에는 아무런 필연적 관계가 없다.

'홍길동전'은 최초의 한국어 소설이지 최초의 한글 소설이 아니다.


실전02

원칙적으로 누구나 읽어 알 수 있는 글을 쓰는 게 좋다.

그런데 누구나 읽어서 알 수 있는 글을 쓰다 보면 글 자체가 굉장히 밋밋해지고 단순해진다.

이는 한국어의 표현 영역을 좁혀버리는 것.


실전04

'다른 사회들에 견주어 우리 사회는 비교적 넉넉히 세속화된 사회다' → '다른 사회들에 견주어 한국은 비교적 넉넉히 세속화돼 있다' 

'사회'라는 단어가 반복. 같은 단어를 되풀이하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


실전08

'the West'를 서구로 많이 번역하는데, '서양'이라고 하든지, 미국과 유럽을 합해 '구미' 정도로 해야 한다.

'서방'은 정치적 느낌이 있다. 국제정치에 관한 글에서라면 '서방'이라는 말이 더 자연스럽긴 하다.

그런데 서방이라고 할 경우 대한민국까지 포함된다.


실전09

파파라치는 복수형. 파파라초는 파파라치의 단수형.

파파라초가 여성일 경우 파파라차. 이 여성이 복수일 경우 파파라체.

구분했으나 최근에는 파파라치라는 말을 단수로 쓰는 경우도 더러 보인다.


실전10

'오르테가 이 가세트'라는 사람 이름. '이(y)'는 스페인어로 'and'.

앞이 아버지 성, 뒤가 어머니 성. 보통 아버지 성이 앞선다.


실전12

보통 주어 다음에 쉼표를 찍는 것은 어색하지만, 주부가 길 때는 찍어주는 게 좋고, 그렇지 않을 때는 빼는 게 좋다.







실전02

"파시스트 정권하에서의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만큼" → "파시스트 정권 아래에서의 정치권력 비판만큼"

우리 고유어 '아래서의'로 고치는 게 좋겠다. 그냥 군더더기를 걷어낸 '정치권력 비판'이 좀더 실팍하고 한국어답다.


실전03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조목조목 대상을 조롱하는 글은 절대로 쓰지 마라.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창피하고 부끄러운 글이다.


실전06

'둘째는' → '둘째,'

'온라인에서의 대화' → '온라인 대화'

'인터넷에서의 글쓰기는' → '인터넷 글쓰기는'

이런 것들은 뭔가 말을 더 정확하게 하겠다는 어떤 강박에서 나온 것.

조사 없이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을 때는 조사를 빼는 것이 좋다.


실전07

"그것을 모두에게 읽힌 뒤, 아이들로 하여금 그 책의 내용에 대하여 토론을 하게 할 것이다."

→ "그것을 모두에게 읽힌 뒤 아이들이 그 책 내용에 대해서 토론을 하게 할 것이다."

'~로 하여금 ~하게 하다'란 표현은 무겁고 예스러운 말.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되도록 쓰지 말라.

문법적으론 전혀 나무랄 데가 없는 표현이지만, 아주 무거운 느낌을 준다.


실전08

"소설가로서도 그렇고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도 그렇고"

→ "소설가로서도 그렇고 지식인으로서도 그렇고"


실전09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를 포함한 제3세계의 작가들도"

'제3세계의 작가들도'에서 '의'를 그냥 놔두고 싶다.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를 포함한'이 '작가들'을 수식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까.


사전을 찾아보니 '간여'는 불필요하게 간섭하는 것이던데, 추천권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을 '간여'로 쓸 수 있나요?

불필요하다는 뉘앙스가 있나요? 그러면 관여로 바꿉시다. (웃음)


실전11

'외국인 노동자' → '이주 노동자'

정치적으로 올바른 표현.


번역서에서 단어들을 나열하고 맨 마지막에 '그리고'를 쓰는 경우, 'and'를 번역한 것 같은데 한국어답게 쓴다면 '그리고'를 빼는게 맞나요?

반드시 빼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빼도 상관없다. 넣는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게 외국어, 구체적으로 유럽어의 영향인 것은 사실. 결론은 상관없다.


실전12

"서로 다른 언어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의사를 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3의 언어를 언어학자들은 흔히 매개 언어라고 부른다."

주어는 '언어학자들'이지만 주어를 맨 앞에 놓지 않고 중간에 놓았다. 목적어가 너무 길기 때문에 의미의 투명함이 손상될 것 같았다.

명쾌함을 위해 어순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한국어는 어순이 자유롭다.

*'의사를 소통하다'를 지적하지 않은 것은 '매개 언어'를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기 때문일까..?


실전13

'인문과학' →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이런 말은 쓰지만 인문과학이란 말은 일반적으로 잘 안쓴다.

프랑스에서는 흔히 쓰지만, 그건 이 나라의 독특한 지적 전통 때문.


실전14

'이따금 내 읽기의 변경을 넓혀보려는' → '이따금 내 읽기의 영역을 넓혀보려는'

변경이라는 건 어떤 경계를 얘기하는 것이니, 변경을 넓힐 순 없다.


실전15

아무리 깔끔한 문장이라도 사실관계가 틀리면 그건 허당이다.

깔끔한 글과 사실에 부합하는 글 중에 고르라면, 당연히 사실에 부합하는 글을 골라야 한다.


실전16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럼에도' → '그런데도'

이 표현 절대 쓰지 말라.


실전17

"그리고 단순한 크기보다는 예컨대 장애인들을 위해 섬세히 배려하는 그런 인간적 건축은 불가능한 것일까?"

→ "단순히 크기만 한게 아니라 예컨대 장애인들을 위해 섬세히 배려하는 그런 인간적 건축은 불가능한 것일까?"

명백한 오문. 이런 글의 뜻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문법적으로는 옳지 않은 문장이다.


+

'주눅이 들었다' → '주눅 들었다'

'이들 동료 작가들에게' → '이 동료 작가들' 혹은 '이들 동료 작가'

'상당한 기간 동안' → '상당 기간'

'아마도', '역시도', '특히나' → '아마', '역시', '특히'

'사람들의 눈에든' → '사람들 눈에든'

'지구의 역사상' → '지구 역사상'

'인류의 역사' → '인류 역사'

'선언보다는' → '선언보다'

'관찰한 것처럼 보인다' → '관찰한 것으로 보인다'




2권 - 자유롭고 행복한 글쓰기란 무엇일까




실전07

"한국은 '적화'되었다."

'적화'에 따옴표를 쳐서 글자 그대로의 뜻으로 의미를 한정. 말하자면 공산화가 아니라는 의미.

일반적 의미가 아니다, 라는 해석을 유도하는 동시에 금기어의 미묘한 뉘앙스로 일종의 수사적 효과를 만들어 냈다.


실전10

'비롯한'이라는 말을 쓸 때 항상 조심해야 한다.

그 주체로부터 무언가가 정말 비롯되었다는 확신이 없으면 '포함한' 정도의 표현을 사용하라.


실전11

독자들에게 구체적 정보를 줄 수 있는데도 얼버무리는 건 글 쓰는 사람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틀리게 쓰는 것 보다는 차라리 두루뭉술하게 쓰는 편이 낫지만, 확인해서 정보를 더 제공하는 것만 못하다.


실전16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 → '누벨 옵세르바퇴르'

신문이나 잡지 이름을 쓸 때 보통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정관사를 붙인다. 영어 같으면 the, 불어 같으면 le나 le처럼.

한국어로 이런 유럽어 매체 이름을 쓸 때, 일반적 관행은 해당 국가 언어로 한 음절일 경우 관사를 붙인다. '더타임스', '르몽드'. 이들은 영어와 불어에서 한 음절이다.

두 음절 이상이 되면 관사를 안 붙이는 게 일반적. '뉴욕타임스'라고 하지 '더뉴욕타임스'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피천득: 어느 스타일리스트의 치명적 한계

스타일만 가지고는 마음의 천박함을 숨길 수 없다. 그러니 올바르고 기품 있는 마음을 지니는 것이 제일 좋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 천박함을 절대 글에서는 드러내지 말기 바란다.

글이 곧 사람이라는 격언은 틀린 말이지만, 사람들은 대개 그 글로 사람을 판단한다. 그런데 글로 사람을 판단할 때, 사람들이 스타일보다 더 염두에 두는 것은 그 사람의 생각.

그 생각이 양식(良識)과 동떨어져 있으면, 아무리 스타일이 훌륭해도 독자들은 거기에 혐오감을 지니게 된다.


과장하는 버릇

이건 글 쓰는 사람에게 아주 좋지 않은 일. 글 쓸 때마다 과장해 버릇하면 독자들이 그 사람 글을 더이상 신뢰하지 않게 됨.

만약 꼭 과장을 하고 싶다면 일생에 서너 번 정도만 하길. (웃음)


강조를 하기 위한 부사들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정말 꼭 써야 할 자리에만 쓰길 권한다. 강조를 남발하고, 과장까지 하게 되면 글이 편파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래야 읽는 사람이 '이 사람은 냉철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흥분된 상태에서가 아니라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글을 쓰고 있구나.', 이렇게 느낀다.

객관적인 느낌을 주려면 지나친 강조와 극단적 단어를 쓰지 않는 게 좋다.


실전06

"…북한 사회를, 그 경제적 낙후를 제쳐놓고서라도, 앞선사회라고 말할 수는 절대로 없다."

'절대로 앞선 사회라고 말할 수는 없다'도 되긴 하지만, 그러면 문장이 중의적이 되어버림.

이 문장에서 부사어 '절대로'는 '없다'를 수식한다. 수식어와 피수식어는 거리가 가까울수록 뜻이 명료해진다.


인용의 원칙

인용해서 글을 쓸 때, '북남'이라는 말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함부로 '남북'이라고 자의적으로 고쳐서는 안 된다.

인용부호 안에 들어가는 말은 반드시 그 사람이 한 말을 그대로 전해야 한다. 심지어 비문법적으로 말을 했다 하더라도, 틀린 그대로 표기해야 한다.

인용이라는 것은 고스란히 가져오는 것을 뜻한다. 문제가 되면 부연설명을 하면 된다.


외래어 표기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들을 살펴보면 국제음성문자를 한글에 고스란히 대응시키지 않는 예외가 적잖다.

하나의 단순한 원칙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음. 그렇지만, 그럼에도 정부안을 따라주자. 원음주의를 따르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어차피 로마문자를 사용하는 언어들 사이에선 문제조차 되지 않는 일.


실전06

잘 알려져 있거나 글의 맥락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이라면 은근슬쩍 넘어가는 것도 글을 세련(洗練)하는 한 방법이다.

물론 글이 무슨 암호 같아져서는 안된다. 그 사이의 균형감을 익히는 데는 많은 글쓰기 연습과 독서가 필요하다.


실전08

"…파시스트에 다름 아닌 직업적 반공주의자들…"

'파시스트에 다름 아닌' → '파시스트와 다르지 않은'


조지 오웰의 솔직한 발언

굉장히 좋아하는 소설가인데, 인도에서 태어났다. 영국 사람들이 인도 사람들을 막 대하는 것을 봤고, 런던과 파리의 빈민가에서 실제 살아보기도 했다.

그는 이런 고백을 했다. '정말 저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고 저 사람들을 돞고 싶지만 아, 저 사람들의 일원이 되기는 싫다. 자신이 없다'

이게 굉장히 솔직한 발언이라 느꼈다. 프랑스 소설가 스탕달도 이와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실전11

"…그들의 냉혹한 정치적 리얼리즘은 그들의 덜떨어진 심리적 아이디얼리즘에서 나온 것 같기도 하다."

아이디얼리즘은 관념론이란 뜻인데, 앞에 나온 리얼리즘과 맞추기 위해 생소하지만 아이디얼리즘이라고 썼다.

리얼리즘을 한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워 그걸 바꾸진 못했고.


번역자의 의무

Charles V라는 사람이 흔히 나온다. 그럼 번역자는 당연하다는 듯, 이를 대뜸 찰스 5세라 옮긴다. 완전히 잘못된 것. 이 사람은 영국이랑은 아무 상관도 없다.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본다면 스페인어로 카를로스 1세라 하거나 독일어로 카를 5세라 해야 함. 스페인에서도 보편화한 카를로스 5세라고 해도 좋다.

이 카를로스 5세는 유럽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인물인데, 이 사람을 찰스 5세라 부르면 갑자기 '듣보잡' 영국인으로 변해버린다. (웃음)

가령 역사책에 William이라는 이름이 나오면, 번역자는 먼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 무턱대고 윌리엄이라 하면 안된다.

독일 사람이라면 빌헬름으로, 보헤미아 지역 출신이라면 빌렘(Vilém)으로, 스페인 사람이라면 기예르모(Guillermo)로, 프랑스 사람이면 기욤으로.


그러나

존 케네디 미 대통령을 프랑스에서 결코 장 케네디라 고쳐부르지 않듯,

역사적 인물의 경우 유럽 각 언어에 따라 고유형태가 있기 때문에 조금씩 달리 쓰지만,

현대인의 경우에는 각 나라에서 어떻게 발음되어 읽히든 간에 하여튼 표기를 일치시킨다.


실전01

"내가 처음으로 가본 외국 도시는 오사카였다." → "내가 처음 가본 외국 도시는 오사카다."

'가본' 할 때 'ㄴ'에서 이미 과거 표시를 해주었다. 굳이 또 과거형을 쓸 필요는 없다. 그냥 '오사카다' 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


실전01

"오사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도시가 조금도 인상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것, 것' 반복하는 것보다는 하나는 '점'으로 바꾸는 게 낫다.

이 문장에 말장난이 조금 들어있는데, 글쓰기에서 기지나 멋 부림은 그 자체로 악덕도 미덕도 아니다.

그런데 그 기지나 멋 부림이 경박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전06

"그런데 그 절들이 속된 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글에서 표준어를 쓰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태도. 표현을 너무 비속하거나 무람없이 하면 오히려 설득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독자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신중해야 하는 것. 하지만 때로는 속류적 표현이 글에 생동감을 주기도 한다.

말을 할 때도 너무 바른말만 하면 지루하지 않나. 다만 여기서는 '속된 말로'라는 표현을 얹어 뉘앙스를 조금 완화했다.


실전12

"단순한 크기보다는 예컨대 장애인들을 위해 섬세히 배려하는 그런 인간적 건축은 불가능한 것일까?"

→ "단순히 크기만 한 게 아니라 예컨대…" 혹은 "단순히 크기보다는 예컨대 장애인 배려에 더 관심을 지닌 그런 인간적 건축은 불가능 한 것일까?"

명백한 오문이다. '단순한 크기'라는 말 뒤에 비교격 조사 '보다'가 나왔으면 거기 대응하는 말이 당연히 나와야 한다.


직업적 글쟁이가 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스타일의 확립은 아주 중요하다. 자기 문체가 생겼을 때 비로소 글쟁이가 되는 것.

물론 아주 표준적이고, 문법에 딱딱 맞아떨어지고, 명료한 글도 좋다. 사실 지금까지의 강연에서 지향했던 건 그런 표준적 문장.

하지만 제 나름의 수사나 자기 특유의 말버릇이 없다면, 그 사람을 작가라고, 글쟁이라고 부르기는 힘들다.

물론 처음부터 스타일을 확립할 수는 없겠다. 남의 글을 모방하고 베끼고 그러다 차츰 형성될 것.

똑같은 얘기인데, 스타일을 갖기 위해서도 메모가 필요하다. 자기 오감으로 세상을 느끼며 뭔가가 떠오르면 메모를 해놓는다는 것, 이건 굉장히 중요하다.


상대방의 주장을 최대한 좋은 뜻으로 해석한 뒤에 그걸 공략하라

최대한 선의로 해석한 뒤 그 내용을 논파하면 상대의 주장이 재기불능 상태가 된다. 이게 가장 확실한 방법.

상대방이 한 말 중에서 조그마한 실수를 가지고 딴죽을 걸거나 말꼬리 잡는 것은 어리석다.

상대방 주장의 약한 부분들을 물고 늘어져 길게 비판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그것은 상대방에게 재반박의 기회를 주는 셈.





고종석의 문장 - 10점
고종석 지음/알마
고종석의 문장 2 - 10점
고종석 지음/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