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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D. 샐린저(J. D. Salinger) -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A Perfect Day for Banana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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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e Stories (Mass Market Paperback) - 10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Little, Brown and Company



 제롬 데이빗 샐린저(Jerome David "J. D." Salinger)는 1940년부터 1965년까지 중단편소설을 35편 썼는데,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와 <프래니와 주이>에 실린 중편 네 편과 샐린저가 직접 작품을 고르고 제목을 붙인 <아홉 가지 이야기>만 책으로 출간하였다.


 '바나나피시 중독자'(일본 만화 '바나나피시'의 제목이 되기도 한)를 양산한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등 책에 실린 아홉 편의 단편은 샐린저 문학의 지형과 방향을 짐작하게 한다.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에 등장한 '글래스 일가'가 이 책에서도 여전히 등장한다. 특히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은 형제 중 맏형 시모어 글래스가 자살한 날의 풍경을 스케치한 작품으로, 샐린저의 문학세계 전반을 이해하는 키워드가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는 1948년 뉴요커에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을 출판한다. 그의 후속 작품의 발상지가 된 이 단편은 당시 비평가들로 부터 호평을 받는다.






Stories:

A Perfect Day for Bananafish, Uncle Wiggily in Connecticut, Just Before the War with the Eskimos, The Laughing Man, Down at the Dinghy, For Esme -- With Love and Squalor, Pretty Mouth and Green My Eyes, De Daumier-Smith's Blue Period, and Teddy.






 제롬 D. 샐린저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이라는 소설로 유명한 작가이죠.



 호밀밭의 파수꾼은 존 레논(John Lennon)의 암살범 마크 채프먼(Mark Chapman)이 탐독한 소설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1980년 마크 채프먼은 암살 직후 "모든 사람들이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어야 한다"고 밝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었습니다. 케네디를 저격했던 장소에서 이 책이 나오거나, 시니컬한 표현이 사람을 죽이게끔 하거나 죽게 만든다는 이야기들이 비약이라 생각했었는데 이거 그럴만 합니다.



 이번에 접한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A Perfect Day for Bananafish)이라는 단편소설은 제롬 D. 샐린저(J.D. Salinger)의 '아홉 개의 단편들(Nine Stories)'에 속한 단편소설 중 한편입니다.






A Perfect Day for Bananafish -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이 단편은 뮤리엘(Muriel)과 그녀의 어머니의 통화로 시작됩니다. 딸을 매우 걱정하는 어머니와 딸의 대화에서 시모어(Seymour)가 정신적으로 이상하다는 사실을 읽어낼 수 있는데, 샐린저는 절대 '왜?'인지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시모어는 해변가에서 어린 소녀 시빌(Sybil)에게 바나나피시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호텔로 돌아와 2인용 침대 한쪽에서 잠자고 있는 아내를 한번 쳐다보고 비어있는 옆자리에 앉아 뜬금없이 7.65구경 오르트기즈(Ortgies)를 자신의 관자놀이에 쏩니다.






이렇게 이야기는 끝납니다. 강렬하고 어처구니 없는 내용입니다.
샐린저는 시모어가 자살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완전한 '열린 결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외국에서 교육자료로 쓰인답니다. 열린 결말이 창의력을 준다나요.
그냥 자살도 아닌, 잠자는 아내 옆에 앉아 보란듯 권총으로 자살하는 결말인데요?




bananafish?




아래에 담은 작품 내의 바나나피시 이야기가 어린아이의 창의력을 자극할지 모르지만, 여전히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바나나피시란 물고기들이 어떤 공간 안에 들어가 안에 쌓인 바나나를 먹는데, 나중엔 살이 쪄서 들어간 구멍으로 나오지 못합니다.
먹을 것은 충분한 것 같지만, 어쨌든 그렇게 그 안에서 '바나나 열병'에 걸려 죽는다는 이야기입니다.


"That's understandable. Their habits are very peculiar. They lead a very tragic life, You know what they do, Sybil?"

 "Well, they swim into a hole where there's a lot of bananas. They're very ordinary-looking fish when they swim in. But once they get in, they behave like pigs. Why, I've known some bananafish to swim into a banana hole and eat as many as seventy-eight bananas." He edged the float and its passenger a foot closer to the horizon. "Naturally, after that they're so fat they can't get out of the hole again. Can't fit through the door."

"Not too far out," Sybil said. "What happens to them?"
"What happens to who?"
"The bananafish."
"Oh, you mean after they eat so many bananas they can't get out of the banana hole?"
"Yes," said Sybil.
"Well, I hate to tell you, Sybil. They die."
"Why?" asked Sybil.
"Well, they get banana fever. It's a terrible disease."


 다시 나오기 위해서는 바나나를 먹지 않아야 할텐데, 그렇다면 굶어 죽을지 모릅니다. 물론 바나나피시가 풍족한 먹을거리로 만족했을지 모르지만 바나나와 구멍은 바나나피시를 아프게하며 결국 죽게 만드는 무서운 존재입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시모어 글래스는 군대에 있었고 정신질환이 있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이는 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노르망디 상륙작전까지 참가했던 샐린저를 닮았습니다. 그렇기에 샐린저가 본인의 모습을 시모어를 통해 그려낸 후 본인이 경험했던 군대를 바나나피시를 통해 묘사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이 작품을 유서로 접했습니다. 유서에 바나나피시의 일부분이 담겨있었죠.
읽고 소름이 끼쳐 도대체 무슨 작품인가 궁금해져 찾아본 것이 이 책을 만난 계기입니다.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삶을 버린 고인을 이해해보기 위해 작품의 주인공인 시모어를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걸까?'
'주인공에 자신을 이입한걸까?'
'그러면 바나나피시에 주인공이 자신을 이입했나?'

작품을 이해해보려니 자료도 없고 참 어렵더군요.
이 책의 제목은 정말 바나나피시가 죽기에 완벽한 날(A Perfect Day for Bananafish to Die)이었던 걸까요.
또 그런 탓에 제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읽다보면 자신 나름대로의 가설을 세우게 되고, 그것이 맞는지 검증해보기 위해 읽고 또 읽게 됩니다.





아래의 책에는 J. D. 샐린저가 쓴 9편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습니다(호밀밭의 파수꾼은 담겨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스물두 편은 잡지에 발표된 이후, 아직 한 번도 책으로 묶여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Nine Stories (Mass Market Paperback) - 10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Little, Brown and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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